나한테 왜 이러세요
우리 사회에는 수사기관이 수사를 시작하거나 혹은 기소하였다는 뉴스를 접하면, 수사를 받는 사람(피의자)나 기소된 사람(피고인)에 대하여 뭔가 잘못을 했겠지 내지 뭔가 구린 부분이 있겠지 라는 식의 '편견'을 갖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법원의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단언하고 있으며, 수사기관은 전지전능하지도 않습니다. 때로는 수사기관도 부실한 수사, 엉뚱한 기소를 하는 실수를 범합니다. 이번 사례는 잘못된 수사와 잘못된 기소가 만나 엉뚱한 사람을 횡령죄로 기소한 사건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의뢰인은 지인인 A로부터 부동산의 명의를 좀 맡아달라고 부탁을 받고 이를 승낙하였습니다. 이른바 명의신탁을 한 것이죠.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의뢰인은 다시 A로부터 그 부동산을 팔기로 했으니 명의를 B에게 넘겨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의뢰인은 그렇게 처리해 주었지요. 그런데 나중에 수사기관에서 알고 보니 지인인 A가 위 부동산을 구입할 당시,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한 후 해당 부동산을 개발·판매하여 수익을 나누어 주기로 약속하였던 모양이었습니다. 당연히 의뢰인은 그런 사정은 알지 못하였지요. 피해자들은 A, B, 그리고 의뢰인을 사기,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하였고 수사기관은 별다른 고민 없이 의뢰인 등이 피해자들을 위하여 맡아두었던 피해자들의 재산인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 횡령하였다고 기소하였습니다. 수사기관에서 피해자들과 의뢰인은 서로 만나거나 연락한 적도 없고, 피해자들은 그저 의뢰인이 부동산 등기부에 소유자로 나타나 있으니 고소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도 말이죠. 게이트는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의뢰인은 명의만 A에게 빌려준 것이고 피해자들과 일면식도 없어 횡령죄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피해자들로부터 위 부동산을 맡아달라고 부탁받은 적도 없다는 것이죠. 법원도 당연히 의뢰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고 그 판결의 취지는 게이트의 주장과 정확히 일치하였습니다.
이처럼 수사기관도 실수를 합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수사했고 기소했다고 해서 마치 죄인처럼 비난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아, 그런데, 이 사건에는 2라운드가 있습니다. 항소심에 대하여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
